슬기로운 자본주의 생활법

안녕하세요 서대리입니다. 올해 S&P500과 나스닥, 주요 빅테크 주식들은 엄청난 수익률을 보여줬지만 배당주로 유명한 코카콜라나 펩시, 대표 배당성장 ETF인 SCHD는 수익률이 상당히 안좋습니다. 

 

구글에서 주요 주식들의 올해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VOO 11%, QQQ 35%, 애플 39%인데 코카콜라와 SCHD는 -10%로 수익률 차이가 상당합니다. 배당금을 더해도 마이너스인 상황이죠.

 

 

특히 작년 하락장에서 엄청난 방어력을 보여줬고, 연평균 배당성장률이 10% 넘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SCHD는 요즘 개인투자자들의 희망에서 사기(?) 종목으로 외면 받고 있습니다. 단순히 주가 수익률 뿐만 아니라 믿었던 배당성장 마저 올해는 꺾이는 모양새다보니 10년, 20년 장기투자로 노후 풍족한 배당금 현금흐름을 꿈꿨던 분들 중 상당수가 떠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SCHD 배당금은 상장 이후 처음으로 2분기 배당금이 작년보다 감소했고, 3분기 배당성장률도 2.8% 밖에 안되다보니 12월 배당금이 작년보다 10%나 오른다고 가정해도 올해 배당성장률은 5% 밖에 안됩니다. 만약 그렇다면 2023년은 SCHD 상장 이후 가장 낮은 배당성장률이 되고 주가 수익률도 안좋은 최악의 해로 기록될 것입니다.

 

 

거기다가 앞으로도 SCHD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미국채권 금리나 예금이자가 연 5%인 고금리가 길어지면 SCHD같은 배당ETF나 배당주에 투자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투자하면 안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제 채널만 해도 배당금 관련 영상에 비슷한 댓글이 정말 많이 달렸죠.

 

그래서 정말 고금리 시대에는 SCHD 같은 배당ETF는 정말 노답일 지, 과거 데이터를 가지고 살펴봤습니다. 우선 현재 미국 기준금리와 비슷한 시기를 찾아보겠습니다.

 

FRED라는 사이트에서 1954년부터 2023년 9월까지 월간 미국 기준금리 추세 차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해당 자료를 확인하고 분석해볼 수 있도록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바로 해당 사이트로 이동하니 참고해주세요.

 

이렇게 차트를 살펴보면 지금처럼 기준금리가 5% 넘었던 가장 가까운 기간은 2007년입니다. 2004년 1%에서 2007년 5.2%까지 쭉 오르다가 2008년 금융위기를 얻어맞고 제로금리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은 1999년 4% 중반에서 2000년 6.5%까지 상승했던 구간이 있습니다. 이때도 금리가 계속 상승하는 구간이었는데 그 유명한 닷컴 버블이 터지면서 금리는 1%때까지 내려간 역사가 있습니다.

 

이 때 말고 더 이전에는 금리가 15%, 18%였던 구간도 있지만 여기까지는 가지 않고 1999년부터 지금까지 고금리 기간에 SCHD는 어떻게 움직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999년 ~ 2000년, 2004년 ~ 2007년 구간이 대표적일텐데요.

 

 

 

근데 다들 잘 알고 계시듯이 SCHD는 2011년 10월 상장해서 이전 데이터가 없을텐데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기초지수로 수익률을 확인하면 됩니다. SCHD는 2011년에 상장했지만 SCHD가 추종하는 기초지수는 1999년부터 기록되었기 때문에, 이걸로 당시 SCHD 성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1998년 12월 31일부터 기록되었습니다.

 

참고로 여기서는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이 어떤게 있는지도 볼 수 있는데, 미국상장 SCHD와 익숙한 한국판 SCHD들이 보이네요.

 

 

우선 직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1999년 1월부터 2023년 9월까지 미국 기준금리와 기초지수를 하나의 차트로 담아봤습니다. 금리는 초록색(오른쪽 축), 기본인 PR지수는 파랑색(왼쪽 축), 배당금이 재투자된 TR지수는 빨강색(왼쪽 축)입니다. 

 

어떤가요? 금리가 쭉쭉 상승하는 시기에 SCHD 기초지수는 오히려 무난하게 오르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긴 시간으로 놓고 보니 작년과 올해 하락은 별로 감흥이 없는 느낌입니다.

 

 

 

조금 더 디테일하게 살펴보기 위해 금리가 폭풍상승했던 1999년부터 2000년, 2004년부터 2007년까지 기초지수 연간 수익률만 따로 계산해봤습니다.

 

아래는 연도별 PR과 TR지수 수익률을 표현한 차트인데요. 금리가 지금처럼 5%까지 상승하던 시기에 오히려 수익이 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PR지수 기준, 1999년은 -4% 였지만 2000년 19%, 2004년 17%, 2005년 2%, 2006년 20%로 시원시원하게 상승했습니다. 여기에 배당금도 추가된 TR지수는 당연히 수익률이 더 높습니다.

 

무작정 "고금리 시대 = 배당주 폭망"이라는 공식이 성립하지 않는 것이죠. 그리고 많은 분들이 SCHD를 걱정하는 포인트 중 하나가 2011년에 상장했기 때문에 닷컴버블이나 2008년 금융위기 같은 대형 이벤트(?)에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인데요. 이 문제도 이 표와 아까 보여드렸던 주가 차트로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닷컴 버블로 난리가 났던 2000년 ~ 2002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졌던 2008년 모두 S&P500과 나스닥 지수보다 안정적인 하락률을 보여줬습니다. 2000년 초반에 S&P500은 -10%대, 나스닥은 -30%대 수익률이지만 SCHD는 별 탈 없이 넘어갔습니다. 닷컴버블이 기술주에 한정된 얘기일 수 있으니 2008년을 봐보겠습니다. 이때도 S&P500과 나스닥은 37%, 42% 하락했는데 SCHD는 -25% 수준으로 선방했습니다.

 

TR지수 기준 2000년 24%, 2001년 8%, 2022년 -5%였고, 2008년은 -25%로 매우 아름다운(?) 성과입니다. 나스닥과 S&P500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엄청나죠. 물론 이 때 뿐만 아니라 미국주식 황금기였던 지난 10년 간 연간 수익률도 주요 지수와 비교해봐도 괜찮은 편입니다. 물론 배당금을 전부 재투자했을 때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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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최근 계속된 SCHD 부진은 무엇 때문일까요? 과거 비슷한 5% 수준 금리상승기였을 때는 무난한 상승을 했던 SCHD 기초지수인데, 최근 하락은 아쉬운 모습입니다.

 

이런 흐름은 아마 요즘 대세가 된 기술주들이 잘나가는 현상 때문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애플, 마소, 알페벳 등 넘볼 수 없는 비즈니스 경쟁력과 성장성, 100조원 이상의 현금보유량에서 오는 안정감 모두 갖춘 빅테크 기업들로 돈이 몰리면서 배당주 소외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나스닥 지수에서 빅테크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져서 12년 만에 특별 리밸런싱을 할 정도로 모든 투자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https://www.ajunews.com/view/20230723111826975

 

24일 나스닥100 지수 특별 리밸런싱…애플 등 빅테크 비중 하향 | 아주경제

미국 나스닥 거래소(이하 거래소)가 나스닥100 지수를 대상으로 12년 만에 특별 조정(리밸런싱)을 실시한다. 올해 들어 빅테크 주가가 여타 종목 대비 크게 오르면서 주가지수 내 소수 기술주 비

www.ajunews.com

 

 

실제로 S&P500 ETF인 IVV에 속한 종목들의 올해 수익률에 ETF 구성비중을 곱해 버블 차트로 만들어보면 대부분의 수익이 대형주 중심으로 쏠려있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값은 S&P500 ETF에서 종목별 수익 기여비중을 나타내는데 상위 10종목이 85%를 차지합니다. 버크셔와 유나이티드 헬스그룹을 제외하면 전부 기술주입니다. 대부분의 종목들은 기여비중이 0%에 수렴할 정도로 집중도 엄청납니다.

 

여담이지만 이 와중에 워런버핏의 버크셔가 당당히 있는 것을 보면서 다시 한번 리스펙하게 됩니다.

 

 

실제로 연도별 수익률을 보고 있으면 SCHD에 속한 배당주들과 QQQ와의 관계(?)가 잘 보입니다. 배당주들이 잘 나갈 때는 QQQ가 못가고, 반대로 QQQ가 잘 나갈 때는 배당주들이 못가는 현상이 주기적으로 발생하죠. 

 

닷컴버블이 차오르던 1999년 나스닥 수익률은 무려 102%였는데 SCHD TR지수는 -1%였습니다. 이 당시 투자하셨던 분들은 미칠듯한 FOMO를 견디지 못하고 기술주로 갈아타셨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버블이 터지면서 나스닥 지수는 3년에 걸쳐 매년 -30% 이상 하락했지만 SCHD는 큰 풍파를 겪지 않고 착실히 수익률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2008년, 2009년도 비슷했고, 코로나 팬데믹이 터졌던 2020년도 나스닥이 폭풍상승할 때 SCHD는 상대적으로 저조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 하락장에서는 매일 떨어지던 나스닥과 다르게 SCHD는 엄청난 방어력을 보여줬죠. 물론 2023년 현재 나스닥이 다시 폭풍상승하면서 SCHD는 힘을 못쓰는 모양새입니다. 이렇게 보니 닷컴버블 때와 비슷한 주가흐름인 것 같습니다.

 

물론 앞으로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들의 주가 흐름이 얼마나 계속 잘 갈 지는 알 수 없지만 역사적으로 늘 그랬던 것처럼, 기술주가 쉬어갈 때, 배당주가 다시 잘 나가는 시기가 돌아올 것입니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지만 특히 투자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사라진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대부분 정답이었습니다. 올해 미친듯이 상승한 엔비디아는 1년 반 넘게 각종 조롱과 횡보디아라는 별명을 달고 살았지만 이제는 엄청난 수익률을 보여주죠.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메타, QQQ 등도 다 비슷했습니다. 각자 욕먹던 시기가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그때 살껄"이라는 껄무새가 되었죠.

 

빅테크 뿐만 아니라 돈 잘 벌고 경쟁력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비자나 마스터카드, 일라이 릴리 등 다양한 섹터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배당주나 배당ETF는 주가상승률이 낮다고 무시받는 경향이 있지만 투자 기간이 쌓이면 수익률은 정말 엄청 납니다. 1999년부터 2023년 10월까지 SCHD TR 지수와 S&P500 TR지수, 나스닥 지수의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SCHD가 나스닥 수익률 마저 가볍게 이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이유는 낮은 변동성 덕분에 복리 효과를 꾸준히 쌓을 수 있기 때문이죠. 나스닥 지수는 곧바로 30%씩 연속으로 하락했고, 2008년에도 비슷한 손실을 입으면서 수익이 쌓인다는 느낌보다는 회복한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중간중간 폭발적인 상승을 해도 손실을 채우려면 더 큰 수익률이 필요합니다. 

 

물론 시작 기간을 2012년부터로 비교하면 당연히 나스닥이 S&P500과 SCHD 모두 압도합니다. 하지만 장기투자를 계획한다면 10년, 20년마다 한번씩 찾아오는 대폭락장을 만나게 될텐데, 이 때 핵심은 얼마나 피해를 줄이냐 입니다. 이 관점에서 SCHD는 충분히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데이터는 전부 배당재투자 기준이지만 투자하는 중간에 현금이 필요하다면 배당금만 써도 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고금리 시대여서 배당주가 떨어졌고 앞으로도 잘 안갈 것이라고 하면, 오히려 더 감사합니다.

 

 

#오늘의 결론

고금리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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