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자본주의 생활법

안녕하세요 서대리입니다. 최근 비슷한 내용의 댓글이 여러개 달려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바로 중개형ISA계좌에서 SCHD를 투자하면 안된다는 내용인데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ISA계좌에서는 미국시장에 상장된 SCHD를 매수할 수 없으니 한국판 SCHD인 TIGER나 SOL, ACE 미국배당 다우존스를 투자할 수 있습니다.

 

근데 연금계좌와 더불어 절세계좌 중 하나인 ISA에서 한국판 SCHD를 매수하면 안된다는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우선 관련 댓글을 몇개 살펴보겠습니다. 이 외에도 비슷한 내용의 질문 댓글이 많았지만 몇개만 뽑아봤습니다.

 

 

댓글 내용의 핵심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SCHD는 배당성장 ETF이기 때문에 장기투자를 해야 빛을 볼 수 있는 상품인데 ISA는 만기가 3년이기 때문에 해지하거나 연금계좌로 이관할 때는 전액 현금화해야한다. 그럼 SCHD의 배당성장이 깨지기 때문에 만기가 3년으로 짧은 ISA계좌에서 SCHD를 투자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ISA계좌로 한국판SCHD를 투자하다가 계좌가 만기되도 배당성장에는 전혀 문제 없습니다. ISA계좌가 만기되서 해지하면 전액 현금화한 다음 일반계좌나 연금계좌로 받게될텐데 그때 다시 한국판SCHD를 매수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헷갈려 하시는 포인트가 "배당성장을 하려면 SCHD를 안팔고 장기투자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SCHD 관련 콘텐츠를 보면 10년, 20년, 30년 투자할 때의 예상 배당금이 확확 늘어나는 것을 보다보니 그렇게 인식합니다. 예를 들어 월 50만원씩 한국판SCHD를 투자하고 배당금을 전부 재투자한다면 10년 후 월배당금은 28만원이 되지만 20년 후에는 121만원, 30년 후 440만원, 40년 후에는 무려 1521만원이 됩니다. 배당성장률이 10%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가능한 숫자이지만 장기투자가 된다면 전혀 불가능한 배당금이 아닙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매도를 하지 않고 무조건 장기보유해야만 이런 마법같은 배당성장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중간중간에 팔았다가 다시 사도 배당성장에는 전혀 지장 없습니다. 

 

지금부터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서대리가 ISA계좌를 2019년 1월에 개설해서 매년 600만원씩 3년간 입금하고 그 돈을 전부 SCHD에 투자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물론 제도적으로는 ISA계좌에서 SCHD를 매수할 수 없지만 해당 기간 한국판 SCHD는 상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데이터가 충분한 SCHD를 예시로 사용했습니다.

 

2019년 1월에 서대리는 ISA계좌에 600만원 입금하고 이 돈으로 SCHD를 전부 매수합니다. 2019년 1월 2일 SCHD 주가가 $49.97이고 계산의 편의를 위해 달러환율을 $1 = 1,000원이라고 가정하면 서대리는 600만원으로 총 SCHD 127.74개를 매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19년 1년 동안 SCHD가 지급한 배당금은 1주당 $1.72입니다. 연초 주가 기준 SCHD 시가배당률은 3.7%입니다. 즉 서대리가 ISA계좌에서 2020년 동안 SCHD 103.32주를 보유한 대가로 받는 세전 배당금은 총 127.74주 X $1.72 = $219.71입니다. 원화로 22만 원 정도입니다.

 

그리고 2020년 첫영업일인 1월 3일, 서대리는 ISA계좌에 600만원을 추가입금하고 바로 SCHD를 매수합니다. 1월 3일 SCHD 주가가 $58.07이니 600만원으로 매수한 수량은 103.32주입니다. 주가가 올라 매수할 수 있는 금액이 줄었네요. 대신 2020년 1년 간 SCHD 1주당 배당금은 $2.03로 2019년보다 18% 성장했습니다. 연초 주가 기준 시가배당률은 3.5%입니다.

 

그렇다면 서대리가 2020년 받은 배당금은 총 얼마일까요? 배당금은 보유한 주식수 X 1주당 배당금이기 때문에 서대리가 2년 동안 매수한 SCHD 수량 231.06주에서 2020년 1주당 배당금 $2.03를 곱하면 됩니다. 총 $469.06가 됩니다. 참고로 2020년에 받은 배당금은 따로 계산하지 않았습니다. 원화 기준 대략 47만원입니다.

 

ISA계좌 마지막 해인 2021년이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서대리는 ISA 계좌에 2021년 1월 4일 600만원 입금하고 전부 SCHD를 매수했습니다. 이때 SCHD 주가가 $63.23이니 매수한 수량은 총 94.89주입니다. 2020년보다 주가가 더 올라서 매수할 수 있는 수량은 더 줄었네요.

 

그리고 2021년 1년 동안 SCHD가 지급한 배당금은 1주당 $2.25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2022년 연말까지 서대리가 1년 동안 받은 배당금을 계산해보면 가지고 있는 SCHD 수량 325.96주 X $2.25 = $733.40입니다. 

 

앞에서 하나씩 계산해본 것처럼 중개형ISA를 만들고 투자를 시작한 2019년 배당금은 $219.71, 2020년 $469.06, 2021년 $733.40입니다. SCHD 배당금의 자체 성장과 투자금 투입 덕분에 배당금이 이쁘게 늘어나는 모습입니다.

 

 

근데 ISA계좌 3년 만기가 지나 해지해야할 시점입니다. 2022년 1월 서대리는 ISA계좌를 해지하면서 그동안 투자했던 SCHD를 전부 매도하고 연금저축펀드로 이전했습니다. 

 

2022년 1월 3일 SCHD 주가는 $80.81이었습니다. 이 가격으로 3년 동안 모았던 SCHD 325.96주 전부 매도해 현금화하면 $26,340.53입니다. 그리고 이 돈은 연금저축펀드로 넘어갑니다. 물론 제도적으로 연금저축펀드에는 달러 입금이 불가능하지만 예시를 위한 가정입니다.

 

이렇게 연금저축펀드로 넘어온 달러로 서대리는 다시 SCHD를 매수합니다. 팔았던 가격 그대로 매수하면 SCHD 325.96주를 연금저축펀드에서 그대로 보유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1년 동안 연금저축펀드를 쭉 유지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1년 동안 SCHD 받은 배당금은 얼마나 되었을까요?

 

2022년 SCHD 1주당 배당금은 $2.56로 2021년 $2.25보다 14% 성장했습니다. 즉, 2022년 1년 동안 서대리의 연금저축펀드에서 받은 SCHD 배당금은 $2.56 X 325.96주 = $834.45입니다.

 

만기된 ISA계좌를 해지하고 전액 현금화해서 연금저축펀드로 넘겼고 SCHD를 그대로 다시 매수한 다음 1년 동안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SCHD 1주당 배당금이 성장하면서 서대리가 받은 배당금도 더 늘어났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ISA를 해지하면서 ETF를 매도하고 현금을 이체하려면 주식 결제일 때문에 며칠이 소요될 것이고 그동안 SCHD 주가가 움직일테니 옮긴 계좌에서 다시 매수할 수 있는 주식수는 약간 차이나겠지만 핵심은 ISA에서 다 팔고 다른 계좌로 이전해도 배당성장은 유지된다는 점입니다.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 계신 부분이 SCHD 배당성장 마법이 "장기보유"에서 온다고 생각하십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SCHD 1주당 배당금이 2013년 $0.90에서 2022년 $2.56까지 매년 조금씩 늘어난만큼 같은 주식수를 가지고 있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받게 될 배당금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도중에 SCHD를 한번이라도 팔았다고 해서 배당성장 마법이 끊기는 것이 아닙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팔았다가 다시 매수해도 배당성장은 유지됩니다. 여러번 팔아도 다시 사도 상관없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배당금 받을 수 있는 배당기준일에 주식을 가지고 있느냐, 그리고 팔았다가 다시 샀을 때 주식 수량이 줄어드는지가 관건입니다.

 

예를 들어, 2022년 10월 11일에 SCHD 1천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근데 앞으로 주가가 더 떨어질 것이라 예상해서 $67.22에 전량 매도하고 저점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럼 현재 보유중인 현금은 $67.22 X 1000주 = $67,220가 됩니다.

 

근데 생각과 다르게 SCHD 주가가 급등하다보니 더 늦기 전에 10월 28일 $74.20에 가지고 있는 달러로 다시 전량 매수했습니다. 그럼 가지고 있는 $67,220로는 약 905주만 살 수 있습니다. 거래를 하다가 95주가 날아간 것입니다.

 

2022년 SCHD 1주당 배당금이 $2.56이었고, 2023년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2.8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럼 2022년 SCHD 1천주 가지고 있었을 때 받게될 배당금은 $2.56 X 1000주 = $2,560가 되고, 2023년 배당금은 $2.80 X 905주 = $2,534가 됩니다. 1주당 배당금은 약 9%나 상승했지만 매수매도 과정에서 주식수가 줄어버리니 총 배당금은 오히려 주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물론 예시와 반대로 고점에 SCHD를 팔고 저점에 다시 매수하면 주식수를 더 늘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배당성장이 더욱 극대화될 것입니다. 하지만 구독자님들 모두 잘 아시겠지만 이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그냥 사고팔 생각하지 말고 마음 편하게 장기투자해서 배당성장 복리의 마법으로 경제적 자유를 얻자는 주장이 잘못 와전되서, SCHD 배당성장 하려면 무조건 안팔고 가지고 있어야한다는 식으로 변형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즉, ISA계좌로 한국판SCHD인 미국배당 다우존스를 투자해도 전혀 문제없습니다. SCHD를 믿는 분이라면 ISA계좌로 절세혜택까지 누리면서 모아가시다가 만기가 되면 연금저축펀드로 이전한 다음 거기서 다시 매수하면 됩니다.

 

ISA계좌는 다시 새로 만들어서 매년 2천만원씩 투자금을 채우면 됩니다. 그리고 또 3년이 지나면 연금저축펀드로 넘겨주면서 연금계좌 총자산을 꾸준히 늘리면 됩니다. 이때 연금저축펀드도 SCHD를 집중적으로 모은다면 연금수령하게 되는 만 55세 이후에는 배당성장 복리의 마법 덕분에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

 

다만 ISA계좌가 만기되어 해지하고 연금저축펀드나 일반계좌로 옮길 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매도 후 재매수하면 평단가가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현시점 주가로 매수하게 되니 주가가 조금만 떨어져도 마이너스가 되는 것이죠. 

 

실제로 앞에서 예시로 들었던 2019년 1월 SCHD 주가는 $46.97이고 2020년 1월은 $58.07, 2021년 1월은 $63.23으로 매년 높아졌습니다. 심플하게 생각해서 19년 1월에 사둔 SCHD는 2021년 1월까지 가지고 있었으면 주가수익률이 35%가 됩니다. 근데 만약 ISA계좌를 해지하게 되어 매도했다가 연금계좌에서 다시 매수하면 평단가는 $63.23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투자자가 주가상승과 배당금으로 돈을 벌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증권앱에서 파란불이 떠 있는 것을 보면 기분이 나쁘집니다. 하필 재수없게 이때부터 하락장이 시작해서 마이너스가 커진다면 스트레스는 상당할 수 밖에 없죠.

 

서대리도 이런 이유 때문에 장기투자하는 종목들은 가급적 매도하지 않고 쭉 가져갑니다. TIGER 미국S&P500이나 TIGER 미국나스닥100을 연금저축펀드에서 더이상 모으지 않지만 매도 후 ACE로 합치지 않는 이유입니다. 최고의 안전마진인 수익이 넉넉하게(?) 찍혀있기 때문에 하락장이 오더라도 마음 편하게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어줍니다. 

 

다만 그렇다고 평단가 올라가는 걸 너무 안좋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결국 시간이 지난다면 지금 주가 역시 너무나도 매력적인 가격일 것입니다. 특히 연금저축펀드처럼 긴 호흡으로 투자하게 된다면 지금 평단가보다는 어떻게 하면 주식을 안팔고 장기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집중해야합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현금흐름입니다.

 

 

 

중개형ISA에서

SCHD 사면

절대 안된다고요?

 

중개형ISA 계좌에서

미국배당 다우존스 사면

절대 안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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