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자본주의 생활법

안녕하세요 서대리입니다. 개인형IRP나 퇴직연금DC형으로 노후준비하시는 분들이라면 올해 내내 이런 문자나 카톡 메시지를 받으셨을 겁니다. 퇴직연금 계좌는 2023년 7월 12일부터 디폴트옵션 제도가 시행되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사전지정운용상품 중 하나를 지정해야한다는 내용입니다. 서대리도 IRP와 퇴직연금DC형을 모두 이용하고 있고 IRP 계좌도 3개나 있다보니 매일 같이 증권사마다 디폴트옵션을 선택해야한다는 연락을 받고 있는데요.

 

 

올해 7월 12일부터는 유예기간이 종료되었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디폴트옵션을 선택해야한다고 적혀있다보니 많은 분들이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 중이실 겁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디폴트옵션에서 대한 간단한 설명과 이를 어떻게 설정해야할 지, 그리고 그 이유를 자세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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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디폴트옵션은 IRP와 퇴직연금DC형 계좌에 현금이 들어있는데 가입자가 별도로 투자나 예금 등 운용지시를 하지 않으면 미리 정해둔 상품(디폴트옵션 상품)에 자동 투자되는 제도입니다.

 

미국이나 호주 등에서 퇴직연금만으로도 백만장자가 나오는 이유가 2000년대 중반 이후 디폴트옵션을 적극 시행한 덕분이었습니다. 연평균 8% 이상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한국은 그동안 퇴직연금 연평균 수익률이 2%도 안됐기 때문에 이번 디폴트옵션 제도를 통해 미국처럼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린다는 것이 제도 도입의 목적입니다. 그래서 가입자가 디폴트옵션에 있는 여러가지 상품 중 하나를 지정하면 앞으로 퇴직연금 신경쓸 필요없이 알아서 그 상품에 투자되고, 미래에 나름 괜찮은 수익률로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디폴트옵션 제도의 큰그림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어떤 디폴트옵션 상품을 선택할 것인가" 입니다. 올해 7월 12일부터는 의무적으로 지정해야한다고 하니 말이죠.

 

우선 어떤 상품들이 있는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서대리는 개인형IRP를 미래에셋에서 운용하니, 미래에셋 앱을 기준으로 보겠습니다. 보통 원리금 보장 상품부터 고위험 상품까지, 투자변동성과 수익률을 기준으로 7단계로 제안되어 있는데 아마 다른 증권사도 비슷할 겁니다. 참고로 서대리가 이용하는 미래에셋과 한국투자증권 모두 7개로 나눠져있습니다.

 

예금조합도 있다

가장 낮은 위험은 당연히 정기예금이고, 위험단계가 증가할수록 주식형 비중이 높아지는 펀드로 구성되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펀드 이름도 있지만 쉽게 볼 수 있는 TDF2045이나 2050도 포함되어있습니다. 당연히 미래에셋 앱이니 펀드도 미래에셋 펀드들에 투자하는 옵션입니다.

 

여기서 가장 위험도가 높은 고위험TDF1 상품설명서를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수수료 및 기타비용부터 바로 보이는데 펀드답게 0.80%로 상당히 높습니다. 

 

그 밑에는 최근 수익률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50의 경우 6개월 수익률이 6.94%, 3달 수익률은 5.67%였습니다. 투자비중을 홈페이지에서 살펴보면 다양한 펀드로 구성되어있고, 주식별로 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비중 3.54%로 1위고 그 외 다양한 주식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독자님들도 잘 알고 계신 것처럼 서대리는 기본적으로 TDF펀드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비용은 ETF보다 훨씬 크지만 수익률은 시장지수 월적립 매수보다 안좋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특히 연금계좌처럼 10년 넘게 투자해야할 경우 높은 비용은 복리의 마법이 아니라 저주가 될만큼 중요한 요소입니다.

 

실제로 앞에서 소개한 미래에셋 TDF펀드 수익률을 시장지수 ETF인 ACE 미국S&P500과 ACE 미국나스닥100과 비교해보겠습니다. 현실적인 비교를 위해 ETF는 70%만 투자하고 나머지 30%는 연이자 3.5% 예금으로 구성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100만원을 투자한다면 ACE 미국S&P500에 70만원, 예금에 30만원 투자하는 식입니다.

 

ACE 미국S&P500 70%, 예금 30% 투자했다면 6개월 수익률은 12.98%가 됩니다. 만약 S&P500이 아니라 나스닥 ETF였다면 6개월 수익률은 무려 26%까지 올라갑니다. 멀미날 것 같은 나스닥의 주가변동성이 걱정되서, 나스닥 ETF 50% + 예금 50%로 구성해도 수익률은 19%로 매우 좋습니다. 

 

즉, 미국 시장지수 ETF와 예금 조합만으로도 비용은 1/4 수준으로 줄어드는데 수익률은 오히려 더 잘나옵니다. 안전함을 위해 예금 비중을 높여도 마찬가지죠.

 

 

"미래에셋 TDF펀드가 수익률이 안좋아서 그런거고 좋은 펀드라면 수익률이 더 좋지 않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길 수 있으니 디폴트옵션 상품 중에서 최근 수익률 1등한 펀드도 찾아봤습니다. 직장인이라면 다들 공감하실텐데, 이런건 보통 뉴스로 자랑하기 때문에 쉽게 관련 기사를 찾을 수 있는데요. 

 

KB온국민TDF2055가 83개 디폴트옵션 펀드 중 수익률 1위라고 합니다. 8월 4일 기준 6개월 수익률 10.99%, 올해 수익률 16.47%라고 합니다. 

 

 

이 펀드 구성을 살펴보면 미국 비중이 67%나 되고 비중이 큰 종목 역시 S&P500 ETF입니다. 그리고 포함되어있는 종목들 대부분 미국 시장에서 달러로 거래되는 ETF고 주식비중이 75%나 되다보니 좋은 수익률이 나온 것 같습니다. 

 

 

만약 8월 4일 주가 기준으로 TDF펀드와 동일한 주식비중으로 투자했다면 수익률은 어떻게 될까요? S&P500과 예금 조합만 해도 올해, 6개월 수익률이 1등한 TDF펀드를 이깁니다. 나스닥 조합이라면 말할 것도 없고요. 대부분의 연금투자자들이 S&P500과 나스닥 ETF를 섞어 투자할테니 본인의 투자성향에 따라 예금 비중만 조절해도 굳이 TDF펀드에 비싼 수수료 내면서 연금투자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차피 수익률을 높이려면 무조건 주식 비중이 높아져야하는데 주식은 당연히 가장 매력적인 자산인 미국주식이 메인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투자기간이 길어진다면 결국 시장지수 ETF에 수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서대리는 디폴트옵션에서 선택하고 싶은 상품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냥 심플하게 S&P500, 나스닥 ETF과 정기예금 조합만으로도 더 좋은 투자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디폴트옵션이 자사상품들 위주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기사에서 우려했던 대로 개인투자자의 효율적인 연금관리보다는 금융사 이익에 더 초점이 맞춰진 느낌입니다.

 

 

그래서 저는 굳이 디폴트옵션을 선택하지 않고 그냥 제가 돈 생길 때마다 투자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디폴트옵션이 의무가 됐다고 해서 무조건 한가지를 지정해야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국은 미국이나 호주 디폴트옵션 제도와 다르게 지정을 하지 않으면 디폴트옵션이 발동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디폴트옵션을 아예 선택하지 않아도 됩니다. 물론 아무거나 선택해놓고 실제 디폴트옵션이 발동하기 전에 원하는 상품을 매수해도 되니 방식은 구독자님들께서 편한 방법으로 결정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최근 증권사에서 디폴트옵션을 선택하라고 전화왔었는데, 안하면 어떻게 되냐고 한번 더 물어보니 지정할 때까지 계속 문자나 카톡 알람이 온다고 합니다. 연락올 때마다 퇴직연금계좌를 한번 더 살펴보면 되니 서대리는 일단 지정하지 않고 투자를 계속할 것입니다. 시장지수 ETF와 예금 조합이 생긴다면 지정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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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개인형IRP와 퇴직연금DC형의 디폴트옵션에 대한 이야기와 서대리가 디폴트옵션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를 이야기해봤습니다. 물론 하루에 10분도 퇴직금을 관리할 시간이 없이 바쁜 분들이나 투자에 신경쓰고 싶지 않은 분들이라면 마음에 드는 디폴트옵션을 선택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주식비중이 적당하게 있는 펀드라면 결국 예금보다는 좋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장기투자해야하는 연금계좌 특성과 TDF펀드의 아쉬운 점들이 계속 신경쓰인다면 굳이 디폴트옵션에 내 퇴직금을 맡기는 것보다 조금 귀찮더라도 직접 관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결국 S&P500과 나스닥 ETF만 꾸준히 투자해도 더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죠.

 

대신 퇴직연금DC형과 IRP에만 있는 안전자산 30% 룰 때문에 더 매수하지 못하는 부분은 TDF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주식 비중이 높은 펀드도 안전자산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계좌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물론 기대수익률이 높아지는만큼 변동성도 커지는만큼 

 

 

매일 연락오는 디폴트옵션

이렇게 세팅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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