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자본주의 생활법

월급날보다 더욱 기다렸던 SCHD 2023년 6월 배당금이 발표되었습니다. 올해 2분기 배당금은 1주당 $0.6647로, 많은 우려에 힘입어(?) 예상대로 작년 2분기 배당금보다 줄었습니다. 작년에 1주당 $0.7038였으니 액수로는 $0.04, 비율로는 약 5.6% 정도 감소했습니다.

S&P500과 나스닥 ETF는 올해 들어 계속 오르고 있지만 SCHD는 여전히 마이너스로 시장에서 철저히 소외되었습니다. 강점영역이었던 배당성장 마저 이번 2분기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SCHD 투자자들을 더욱 힘 빠지게 만들었죠

 


2011년 상장한 이후 2분기 배당금이 한번도 전년대비 감소했던 적 없던 SCHD인데 이번엔 그 기록도 깨졌습니다. 2022년 2분기에는 배당금이 2021년보다 무려 30% 넘게 오르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올해는 약 6% 정도 감소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나빠졌습니다. 물론 작년 2분기 배당금이 너무 확 오르긴 했지만 어쨌든 감소는 감소입니다.


일단 당장 2분기 배당삭감으로 올해 10%대 배당성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1분기에는 배당금이 15% 넘게 증가했지만 2분기에는 6% 하락하면서 현재 2분기까지 누적 배당성장률은 3.3%입니다. 만약 3분기, 4분기 배당금이 전년이랑 동일하다고 가정하면 2023년 SCHD 배당성장률은 고작 1.6%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게 됩니다.


올해도 평소와 비슷한 연 10%의 배당성장을 하려면 다가올 3분기, 4분기 배당금이 작년보다 모두 16%씩 성장해야합니다. 그래야 가까스로 9.9% 배당성장할 수 있습니다. 금액으로 따지면 3분기 배당금은 $0.7386, 4분기 배당금은 $0.8159나 되야하죠. 올해 1분기 배당성장률이 15%였고, 작년 2분기도 30%나 성장한 이력이 있는 만큼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솔직히 쉬워보이지는 않습니다.

 


물론 이전에 SCHD에 들어있는 100개 기업들의 작년 배당금과 올해 발표된 배당금을 하나씩 비교해본 결과, 현재 배당금이 유지된다면 결국 1년치 배당금은 작년보다 거의 1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계산됐습니다. 굉장히 단순한 예측방법이라 정확도는 떨어지겠지만 최소한 작년보다 배당금이 감소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런 사태가 발생하려면 SCHD 상위 20개 종목 대부분 배당금이 줄어야할만큼 엄청난 일이기 때문이죠

 


물론 그런 일이 벌어지지 말란 법도 없으니, 과거 SCHD 연간 배당성장률도 오랜만에 다시 살펴봤더니 성장률이 가장 낮았던 때가 7% 때였습니다. 2017년, 2018년 2년 연속 7% 배당성장이었던 기간이 있었는데 올해가 최저기록을 갈아치울 지 유심히 지켜볼 예정입니다.

만약 남은 3분기, 4분기 배당금이 작년보다 10%씩 성장한다면 올해 SCHD 연평균 성장률은 6.8%로 예전 배당비수기(?)와 비슷해지고, 성장률이 그 이하라면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참고로 S&P500 ETF인 SPY와 IVV도 최근 2분기 배당금을 발표했는데 둘 다 작년보다 배당금이 늘었습니다. 배당금이 사이좋게 4%씩 늘었는데 이런 것을 보면서 기본 시장지수인 S&P500이 참 강력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배당에 진심인 종목들만 추린 SCHD는 6월 배당금이 줄었는데 S&P500 ETF는 올랐기 때문이죠.

 

 

다만 이번에 SCHD 배당금이 하락했다고 너무 걱정하거나, S&P500보다 못나다고 미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단 2021년부터 2023년 2분기까지 2년간 SCHD, SPY, IVV 누적 배당성장률을 비교해보면 SCHD가 가장 높습니다. 무려 23%나 되죠. 그 다음으로는 SPY가 19%, IVV가 9%입니다. 배당금 수집(?) 기간이 전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는 아니지만 확실히 SCHD 배당성장이 강력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확실히 투자는 언제 시작하냐가 정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배당률 차이가 있습니다. 사실 누구나 돈만 충분하다면 S&P500이나 나스닥 ETF로 계좌를 100% 채우고 거기서 나오는 배당금만으로 생활하면 됩니다. 배당성장률도 나름 훌륭하기 때문에 가만히만 있어도 물가상승을 대비할 수 있고요.

 


하지만 문제는 늘 그렇듯이 돈입니다. 투자할 세전으로 월 200만원 배당금 받기 위해 필요한 투자금이 S&P500 ETF는 16억, 나스닥 ETF 40억이 필요합니다. 세전이니 실제 배당소득세나 종합소득세를 고려하면 필요한 돈은 더 늘어납니다.


반면 SCHD는 고작(?) 7억이면 충분합니다. 당장 7억이 없어도 상대적으로 더 높은 배당률과 배당성장률 덕분에 똑같이 월적립 매수해도 목표 월배당금에 도달하는 시간이 더 빠를 수 밖에 없죠. 투자금은 부족하지만 투자할 시간은 풍족한 평범한 30대 직장인이 SCHD를 꾸준히 모아가는 이유입니다. 물론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총자산 자체는 S&P500이나 나스닥 ETF 투자가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시점에 따라 많이 하락해있을 수도 있지만 배당금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만큼 S&P500과 SCHD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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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지부진한 주가움직임 덕분에 작년까지 찬양 받던 SCHD는 올해 인식이 많이 안좋아졌습니다. 그 와중에 2분기 배당금 마저 처음으로 감소하다보니 장기투자를 결심했던 SCHD 투자자들은 하나둘씩 QQQ나 성장주로 넘어가는 분위기입니다. 

물론 앞으로도 나스닥 중심 기술주나 성장주가 계속 잘 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처음 계획대로 일반계좌에서는 SCHD, 연금계좌와 ISA에서는 한국판 SCHD를 꾸준히 모아갈 것입니다. 제 목표는 20년 후 생활비 걱정 없는 배당금 현금흐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죠. 만약 SCHD 배당금이  계속 하락한다면, 아마 다른 배당ETF 역시 멀쩡할 확률은 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패션이 돌고 도는 것처럼 주식도 시기에 따라 잘나가는 주식이 다릅니다. 작년에 엄청난 주가하락을 겪었던 QQQ나 반도체ETF이 올해는 FOMO를 불러일으킬만큼 잘 나가고 있지만 배당ETF인 SCHD는 시장 분위기를 전혀 못타고 있습니다. 대신 언제가 될 지 알 수 없지만 상황은 결국 또 바뀔 겁니다. 그때를 대비해서 SCHD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지 않을 때 열심히 모아가면 됩니다.


올해 엄청난 수익률로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엔비디아, 테슬라, QQQ 등만 봐도 언제 투자했어야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지지부진한 주가로 매일 욕먹던 기간이 지나고 보면 항상 최고의 매수 시점이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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