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자본주의 생활법

서대리를 포함한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대표적인 고민들이 몇가지 있습니다. 물론 압도적 1등은 지금 사요? 지금 팔아요? 같은 타이밍의 문제이고 압도적 2등은 투자할 돈이 항상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3번째 고민은 종목수가 너무 많아 줄이고 싶은데 어떻게 줄여야할 지 모르겠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직장인이나 개인투자자가 너무 많은 종목을 투자하다보면 관리나 대응을 제대로하기 어렵고 그러다보면 결국 시장지수보다 못한 수익률을 기록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서대리 역시 주식투자를 시작했을 당시에는 사고싶은 개별종목이나 ETF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래서 관심이 가는 종목들을 다 하나씩 계좌에 담다보니 어느샌가 30개가 넘는 종목이 있었습니다. 

 

아마 대부분 공감하실 겁니다. 투자공부를 하다보면 이 종목도 좋아보이고 저 종목도 좋아보이죠. 미래는 반도체가 필수품이니 반도체 관련 기업도 사야하고, 인구 노령화도 정해진 운명이니 헬스케어 관련 기업도 매력적입니다. 그리고 기상이변을 막기 위한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될 것이기에 관련 기업도 미래가 아주 좋아보입니다. 

 

그리고 매력적인 투자대상에는 주식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주식만 가지고 가면 갑자기 찾아올 폭락장에서 큰 상처를 입을 수 있으니, 변동성을 커버해줄 수 있는 채권이나 금도 포트폴리오에서 일부 가져가면 좋을 것 같죠. 특히 요즘은 워낙 정보공유도 빠르고 해외투자도 보편화되었기 때문에 알아볼수록 매력적인 종목들이 하루에 1개 이상씩 계속 나옵니다. 그렇게 계좌는 백화점 포트가 되었죠. 

 

하지만 지속적으로 종목수를 줄여나가면서 20게 -> 10개 -> 궁극적으로는 5개 이내로 줄이기 위한 빌드업(?)이 완성되었습니다. 지금은 총 9개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조만간 한번 더 압축할 계획이고 그 결과도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1

그럼 본격적으로 서대리가 종목수를 압축한 방법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본인의 최우선 목표를 확실히 해야합니다. 이것은 투자 뿐만 아니라 살아가면서 항상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만의 기준이 명확하게 있어야 주변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결정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에 있어서 서대리의 목표 1순위는 연평균 수익률 10%이고 2순위는 배당금만으로 생활비를 커버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목표했던 만 40세부터는 회사 생활 대신 자유롭게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는 파이어족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이론 상의 숫자이고, 당연히 투자수익률이 높을수록 좋은 것은 맞지만 필요이상의 돈을 위해 모든 것을 걸 필요 없다는 워런버핏의 말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평균 수익률 10%도 절대 쉽지 않기도 하고요.

 

이 관점에서 저의 목표와 컨셉(결)이 다른 종목들을 1차적으로 쉽게 선별할 수 있습니다. 시장지수ETF인 S&P500 ETF의 연평균 수익률만 해도 8% 정도라 VOO를 기준으로 기대수익률과 변동성이 많이 높은 종목들을 쳐내는 것이죠. 서대리에게 있어서 그런 종목들은 엔비디아, 반도체ETF, 게임ETF, 레버리지ETF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 종목들 위주로 선별합니다. 배당금을 통한 생활비 커버가 목표인데 배당금을 안주는 종목들에 다수 모아가는 것은 앞뒤가 안맞기 때문이죠. 그래서 서대리는 정찰병 개념으로 보유하고 있거나 관심종목이었던 유니티 소프트웨어나 팔란티어, 중국 테크주 등을 2020년에 전부 놓아줬습니다. 대신 리얼티인컴이나 SCHD 같은 배당주 비중을 높였죠. 이런 식으로 큰 관점에서 나의 목표나 우선순위와 맞지 않는 종목들을 나누고 1차 정리하면 됩니다.

 

#2

큰 관점에서 포트폴리오 1차 정리가 되었다면 두번째로는 나의 목표지수 대비 비중을 비교해보는 것입니다. 투자자마다 기준이 되는 시장지수가 다를테지만 서대리는 S&P500과 나스닥 그 사이 어딘가(?) 입니다. 그래서 S&P500이나 나스닥 ETF의 종목별 / 섹터별 비중과 현재 포트폴리오의 종목별 비중을 비교해보고 만약 시장지수의 비중보다 현재 포트 비중이 더 낮다면 과감하게 삭제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서대리가 투자하는 구글의 경우, 포트폴리오 비중이 4%이지만 이미 QQQ 내에서 비중이 7%가 넘습니다. VOO에서도 4% 정도로 이미 서대리의 포트비중과 비슷합니다. 물론 추가 투자를 통해 개별종목의 비중을 높인다는 의도가 있지만 이미 몇년에 걸쳐서 비중을 의미있게 늘리지 않았다는 얘기는 앞으로도 비슷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이런 종목들은 마음편하게 시장지수 ETF로 합병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투자하고 있었던 비자, 나이키, 디즈니, JP모건, 스타벅스, 코스트코 등 많은 우량주를 지수ETF에 흡수시켜줬습니다. 

 

종목 뿐만 아니라 섹터별 비중을 비교하여 테마ETF 종목수를 줄일 수도 있습니다. VOO의 기술주 비중을 살펴보면 약 30%가 IT기술주 섹터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반면 기술주ETF라 할 수 있는 QQQ의 서대리 포트 비중은 7% 수준입니다. 기술주 섹터에 집중한다고 말하기 민망한 수준이죠. 이런 식으로 아주 예전에 투자했었던 XLV나 XLF 등의 섹터ETF들을 전부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설명한 2가지 방법을 토대로 현재 서대리의 포트폴리오는 한번 더 압축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완료가 되는대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물론 포트폴리오에 종목수가 무조건 많은게 좋거나 적은게 좋거나 정답은 없습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처럼 결국 투자를 통해 남들보다 좋은 수익률을 기록했으면 그게 좋은 투자방법인 것이죠. 다만 그 투자방법이 본인과 잘 맞는 것인가, 내가 그 방법을 잘 따라할 수 있는가는 다른 얘기입니다. 축구도사인 메시한테 축구를 직접 배운다고 해서 그 사람이 무조건 메시급 선수로 성장할 지는 알 수 없는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종목수가 많다는 것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실제로 현재 투자상황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최근 읽고 있는 책 내용 중에 "선택권이 더 적을 때 인간은 더 행복하다"고 합니다. 다양한 선택지(자유)는 불확실성을 낳으며 불확실성은 행복의 사형선고일 수도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선택지가 딱 2개 밖에 없다면 사람들은 거기에 맞춰 포기하거나 적응할 것입니다. 하지만 선택지가 수십가지로 늘어난다면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를 고민하다가 불행해진다는 주장이죠. 투자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많은 종목을 투자하게 된다면 "어느 종목 비중을 더 늘려야할 지" "하락장에서 어떤 종목을 더 물타기해야할 지" "리밸런싱은 어떻게 해야할 지" "이거 팔았더니 떡상하면 어떡하지" 등등 24시간 내내 고민하게 될 것 입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100% 정답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계속 생각해봤자 에너지만 소모할 뿐 결론이 나지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 옷장에 옷이 너무 많으면 뭐 입을 지 고민하다가 시간이 다 갑니다. 그리고 고민 끝에 고르는 옷은 결국 늘 입던 옷이죠. 아마 초일류 부자들이 매일 비슷한 옷만 입고 있는 이유도 너무 많은 선택지에서 고통받고싶지 않기 때문아닐까 생각합니다. 무슨 옷을 입을지 고민할 시간에 더 하고싶은 일을 하기위해서죠. 

 

 

서대리 역시 종목수 압축을 통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입니다. 주가의 방향은 제가 아무리 시간을 들여서 노력한들 바꿀 수 없지만, 부업이나 다른 활동 등을 저의 노력만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죠. 조만간 투자여정과 종목별 비중을 쉽게 정리할 수 있는 구글 시트를 배포할 예정인데요. 이 역시 종목수 압축을 통해 제가 더 구독자님들/이웃님들께 전달할 가치창출의 시간이 더 많아졌기에 가능했습니다.(참고로 서대리의 첫번째 책이 2쇄 출간도 되었습니다^^)

 

약간 옆으로 세긴 했지만 투자종목 압축의 핵심은 결국 "투자자 본인만의 명확한 기준이 있는가"입니다. 내가 투자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위한 도구로서 지금 투자하고 있는 종목들이 타당한지 생각해봐야합니다. 종목 하나하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원대한 꿈(?)을 기준으로 전체를 보는 것이죠.

 

그리고 이는 누구도 대신 해줄 수 없는 영역인만큼 이 관점에서 한번 날잡고(?) 고민해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서대리 역시 거의 3년이 넘는 시간동안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하면서 현재 종목수에 도착했고 물론 이렇게 투자하는게 최고의 효율을 뿜어내는 투자방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장기투자를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 "믿음"을 가지게 해줬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목표에 도착할 때까지 꾸준히 모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의 결론

나무가 아닌, 숲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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