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자본주의 생활법

최근 달러환율이 정말 무서울 정도로 쭉쭉 상승하고 있습니다. 1,200원을 넘었다고 난리였던게 얼마전이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1300원을 넘어 1,371원까지 찍었기 때문이죠. 네이버의 달러환율 그래프가 최대 10년까지 밖에 안나오는데 딱 봐도 엄청난 상승세입니다. 기울기가 전성기 시절 테슬라 주식을 보는 듯 합니다. 

 

올해 1월에 달러를 사서 지금까지 가지고만 있어도 수익률이 15% 정도입니다. 같은 기간 S&P500이 18% 정도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달러를 환전해서 S&P500 ETF를 사뒀으면 거의 마이너스가 없었다는 의미입니다. 생각보다 큰 손실과 긴 하락장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지만,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한국인들이라면 하락장에 대한 공포가 크지 않을 것입니다. 서대리 또한 비슷한 상황이고요.

 

 

이렇게 달러환율이 급상승한 상황 속에서 투자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지금 미국주식을 사도 될까" 일 것입니다. 시장이 안좋다보니 대부분의 미국주식들이 매력적인 가격대인 것은 분명하지만 달러환율이 다시 떨어진다면 손해를 볼까 걱정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서대리는 루틴대로 달러환율을 신경쓰지 않고 미국주식을 월적립 무지성 매수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투자하고 있는 주식이 목표가격까지 내려왔을 때도 달러환율 상관없이 기계적으로 매수합니다. 달러환율이 1400원, 1500원이 되어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서대리가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달러환율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전문가들과 각종 기사에서는 앞으로 달러환율이 오를 지 내릴 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1200원을 넘었을 때도 그랬고, 50원 단위로 넘어갈 때마다 뉴스에서는 달러환율 전망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이처럼 맞출 수 없는 부분에 에너지와 시간을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이득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기업의 지분을 더 가지거나 가치있는 자산규모를 늘리는 일입니다. 애플 주식을 10주 더 사면 그만큼 애플의 지분을 가지게 됩니다. 달러환율이 어떻게되든 상관없이 지분은 그대로입니다. VOO나 QQQ 같은 ETF도 마찬가지입니다. ETF를 매수한다는 것은 그 안에 편입되어있는 기업들의 지분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그 지분의 가치를 원화로 환산하면 달러환율에 따라 더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합니다만 부동산이든 코인이든 주식이든, 결국 더 희소하고 한정적인 자산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만큼 좋은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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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리가 달러환율 생각하지 않고 무지성매수할 수 있는 두번째 이유는 추가투자금이 작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30대 직장인이기 때문에 한번에 억단위, 몇천만원 단위로 큰 돈을 투자하지 못합니다. 월급에서 일부 투자하거나 최대 한번에 투자해봤자 천만원 정도입니다. 한달에 250만원 정도 투자하는데 이는 전체 포트폴리오의 1.2% 수준이 되었습니다. 몇년 전만 해도 계좌규모 자체가 크지 않았다보니 월적립 매수만으로 수익에 영향을 줬었는데 말이죠.

 

 

 

 

 

 

투자뿐만 아니라 인생도 모든지 작게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침착맨은 이런 명언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대충 하고 견적 봐서 미치세요" 내 모든 것을 걸고 도전했다가 실패해도 괜찮을만큼 세상은 따뜻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투자도 한방에, 혹은 한곳에 절대 몰빵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S&P500 투자가 좋다고 하더라도 지금 투자하는 시점까지 완벽하다는 얘기는 아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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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추후 달러환율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원금손실을 볼 확률이 낮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세상에 100%라는 것은 없지만 기본적으로 환율이 정상화된다면 아마 미국주식은 오르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작년이나 재작년했던 고민을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끝없이 오르는 미국주식을 보면서 "고점아닐까"라는 고민으로 매수버튼에 손이 잘 안가는 상황이었죠. 그때 달러환율은 1100원과 1200원 사이였습니다.

 

실제로 작년 12월 31일부터 9월 7일까지 주요시장지수와 달러환율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쉽습니다. S&P500은 같은 기간 -18% 하락했는데, 달러환율은 16.3% 올랐습니다. 주식하락분을 달러가 거의 커버해줬다고 할 수 있죠. 거기다가 달러배당금까지 생각하면 실제 역대급 하락장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포트폴리오는 생각보다 안정적입니다. 물론 상승장에서는 달러환율이 발목을 잡아 회복력이 떨어질테지만 저에게 우선순위는 수익률이 아닌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운용이기 때문이죠.

 

 

미국주식이 떨어졌을 때는 달러환율이 높아서 매수를 주저하게 되고, 달러환율이 내렸을 때는 미국주식이 많이 올라있어서 고점아닐까.. 하는 생각에 또 매수를 주저하게 되죠. 이렇게 생각하다보면 매수할 수 있는 시점은 거의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서대리 역시 저의 판단을 믿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시장을 믿기로 하여 무지성 월적립 매수를 하는 것이고요.

 

그래서 환율의 방향성을 예측하고 타이밍을 재는데 스트레스받고 고민하는 것보다 그냥 저의 목표주식수를 더 늘릴 수 있는 하락장에 큰 고민 안하고 매수하는 것이 더 마음편하고 여태까지 그랬던 것처럼 장기적으로보면 더 효율도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작지만 배당도 나오기 때문에 손해볼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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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단기투자를 고려하시는 분들이라면 달러환율과 주식방향 등을 전부 고려해야합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결국 이 또한 평균에 수렴할 것입니다. 

 

그리고 서대리가 주식 100% 투자하면서 지금과 같은 하락장에서 큰 걱정을 하지 않는 이유가 포트폴리오가 달러자산 베이스이기 때문입니다. 달러가 그 무엇보다 강력한 안전자산 역할을 해주고 있다보니 주식 / 채권/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배분 투자로 고민하기보다는 지금과 같은 투자를 쭉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누군가는 이런 투자방법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수익률도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하죠. 물론 맞는 말입니다. 저의 투자방법은 극강의 효율을 자랑하거나 수익률 상위 1%을 위한 방법이 아닙니다. 서대리의 투자 우선순위는 높은 수익률이 아닙니다. 수익률 가지고 다른 사람들과 경쟁할 필요도 없고 생각도 없습니다.

 

오직 제가 정해둔 목표를 천천히 달성하는 것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투자방법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방법을 쭉 유지하여 목적지까지 도착해보겠습니다.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결국 도착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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