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자본주의 생활법

안녕하세요 서대리입니다. 요즘 투자자 사이에서 한국판 SCHD 인기가 워낙 많다보니 지난 영상에서 여러가지 관점으로 3개 ETF를 비교해봤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해서 구독자님들께서 투자하실 때 참고할 수 있도록 공유하고자 합니다. 

 

바로 한국판 SCHD 매수할 때, 피하면 좋은 날짜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 내용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ETF 괴리율을 알아야합니다. 괴리율은 ETF주가와 ETF 기준가격(NAV)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참고로 ETF의 순자산가치를 주식수로 나누면 ETF 기준가격이 됩니다.

 

즉, 괴리율이 0이면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ETF가격이 ETF 순자산이랑 동일하다는 의미고, 괴리율이 마이너스라면 현재 ETF주가가 실제 가치보다 저렴하게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괴리율이 플러스라면 ETF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SCHD 기준가격이 10,000원인데 현재 주가는 10,100원이라면 괴리율은 1%(0.01)입니다. 그리고 만약 이때 매수하면 정가보다 1% 비싸게 사는 것이죠. 반대로 현재 주가가 9,900원이라면 괴리율은 -1%(-0.01)입니다. 그리고 괴리율은 주식시장이 열려있는 동안 실시간으로 계속 바뀝니다. 

 

간단하게 비유하자면 스타벅스 아이스 아메리카노 1잔 가격은 4500원입니다. 스타벅스에 가면 누구나 4500원을 내면 아아를 마실 수 있죠. 하지면 이를 ETF 거래환경으로 대입하면, 스타벅스 매장에 언제 방문하느냐, 언제 주문하느냐에 따라 아아 가격이 바뀌는 겁니다. 지금 주문하면 4400원인데 1시간 후에 오면 4550원이 되었다가 조금 더 기다리면 4500원이 되는 식이죠.

 

그래서 ETF 투자자라면 거래하기 전에 실시간 괴리율을 꼭 살펴봐야합니다. 특히 한국판 SCHD는 배당률이 3% 중반대인데, 괴리율이 1%일 때 샀다면 4개월치 배당금이 그냥 증발한 것과 같습니다. 요즘 ETF 총비용 0.01% 차이가 ETF 투자선택을 가르는 시대인데 아무리 비용이 낮은 ETF를 투자하더라도 괴리율이 평상시보다 높을 때 매수했다면 비용을 아끼는 의미가 퇴색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ETF 투자자라면 적어도 괴리율이 너무 높을 때는 매수를 참아야 합니다. 정가보다 비싸게 주고 사는 구간이기 때문이죠. 

 

참고로 이를 응용하자면 내가 만약 팔아야하는 경우라면, 괴리율이 확 튈 때 팔면 좋습니다. 정가보다 비싸게 팔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괴리율이 아예 0이 될 확률은 거의 없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감안해야합니다.

 

 

 

이 관점으로 한국판 SCHD인 ACE 미국배당 다우존스와 SOL 미국배당 다우존스의 2023년 일별 괴리율 차트를 확인해보겠습니다. 최근 3개월 평균 괴리율은 ACE 0.02, SOL 0.05로 준수한 편이지만 일자별로 보면 신기한 현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차트로 보면 주기적으로 괴리율이 치솟는 모습입니다.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괴리율이 확 튀었던 날은 날짜와 괴리율을 표시했는데요. 6/27, 5/26, 4/26, 3/29 등 누가봐도 뾰족하게 튀어나온 날들이 보입니다. 이 때 샀으면 기준가격보다 최소 0.5% 이상 비싸게 샀을 가능성이 매우 높죠. 

 

근데 이 날짜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다음달 배당금을 받으려면 매수해야하는 마지막 날입니다. 6월 27일까지 매수해야 7월 초에 배당금을 받을 수 있었고, 5월 26일까지 매수했어야 6월 초에 배당금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4월 26일, 3월 29일도 마찬가지입니다. 3월 13일과 3월 23일은 무슨 일 때문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투자자가 엄청나게 몰리면서 ACE와 SOL 모두 기준가보다 ETF주가가 확 올랐습니다.

 

2월 23일은 3월 배당금 매수마감 전일이었고, 1월 27일 역시 2월 배당금을 받기 위한 매수마감일이었습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매수마감일에는 배당금을 받고자 하는 투자자가 많이 몰리기 때문입니다. "찬바람 불 때 배당주"라는 국내주식 속담(?)처럼 보통 한국 배당주는 연말이 되면 배당금을 받으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요즘은 한국주식도 분기배당이 나름 생겼지만 아직까지도 연 1회 배당이 많고 12월 말까지 매수해야 내년에 배당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매년 그렇지는 않지만 대표적인 한국배당주인 KT&G과 이크레더블 주가를 보면 알 수 있죠. 물론 시장 상황에 따라 연말에 안오르는 경우도 많지만 이처럼 배당금 받으려는 수요가 확실히 존재합니다. 이런 심리가 한국판 SCHD 괴리율로 나타나는 것이죠.

 

 

즉, 매수마감일에 ETF를 매수한다면 실제 가치보다 더 비싸게 사야할 확률이 높습니다. 아무리 ETF 총비용 0.01%를 비교하면서 투자해도 이렇게 괴리율이 높은 순간 큰 금액으로 매수했다면 아무 의미가 없어지죠. 

 

배당금을 받기 위한 역대 매수마감일만 따로 떼서도 괴리율을 살펴봤습니다. 올해 2월 24일처럼 괴리율이 크게 뛰지 않는 달도 존재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날에는 평소보다 괴리율이 확실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매수마감일 괴리율도 점점 안정화되겠지만 SCHD 인기가 지금보다 확 상승한다면 역사가 반복될 확률이 높을 겁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배당금을 받고 싶어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한국판 SCHD를 투자한다면, 혹은 월적립 매수를 한다면 월말, 정확하게 얘기해서 매수마감일은 피하는게 좋습니다. 차트를 보면 매수마감일 앞뒤로는 괴리율이 빠르게 정상 범위로 돌아가는 모습이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보다보니, 혹시 괴리율이 거의 없거나 마이너스 되는 구간도 파악해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여기서 나름의 규칙이 나온다면 월적립 매수일을 이때로 맞추는 것도 한가지 투자 아이디어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차트를 대강 보면 매월 중순쯤에는 괴리율이 마이너스로 내려가는 경향을 보이는데요. 한달을 5일 단위로 나눠서 구간별 평균 괴리율을 계산해봤습니다.

 

 

그 결과, 매월 6~10일, 16일~20일, 21~25일은 확실히 괴리율이 낮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매수마감일이 몰려있는 26일 ~ 31일 구간은 앞에서 살펴본대로 괴리율이 가장 높은 기간이었습니다. 물론 이 자료는 정말 단순히 5일 단위로 짤라서 계산해본 것이고 실제 괴리율이 저 기간에 낮은 것인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없기 때문에 재미로만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또 다른 호기심으로 "그렇다면 국내상장 S&P500도 매수마감일에 괴리율이 높은 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TIGER와 ACE 미국S&P500도 최근 2년치 괴리율을 살펴봤습니다.

 

일단 1년간 일자별 괴리율을 보면 둘이 거의 비슷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니까 S&P500 ETF도 3월 13일에는 괴리율이 치솟은 것을 보니 국내 ETF 시장 전반적인 이벤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이렇게만 보면 매수마감일 괴리율을 확인할 수 없으니 매수마감일만 떼서 다시 차트로 만들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역시 매수마감일에는 괴리율이 평소보다 올라가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국내상장 ETF 투자를 계획하거나 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해당 ETF의 매수마감일에는 가급적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유리한 선택지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괴리율이 엄청나게 상승해서 배당률보다 높아진다면 배당받지 말고 ETF를 팔아서 이득을 얻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이는 잦은 거래를 동반하기 때문에 서대리는 심플하게 매수마감일에만 ETF구매를 자제하는 방식으로 연금계좌와 ISA를 쭉 모아갈 겁니다. 

 

 

#

물론 ETF 괴리율이 올라가는 이유는 단순히 매수가 너무 몰리는 것 뿐만 아니라 해외주식형 ETF라면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부분도 존재하기 때문에 괴리율 높은 것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아래 예시처럼 괴리율이 발생하는 다양한 이유가 있죠.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괴리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ETF를 비싸게 구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이때 매수할 이유도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1주, 2주씩 소량 매수하는 경우라면 크게 상관없을 수 있지만 몇천만원씩 투자한다면 생각보다 큰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총비용 0.01% 아끼는 것과는 상대도 안될 정도로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ETF 투자자라면 총비용 뿐만 아니라 괴리율도 함께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서대리는 현재 연금계좌 월적립 매수를 매월 초에 하고 중개형ISA는 월급날인 25일에 하기 때문에 매수마감일과 다행히 겹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재 월적립 매수방식을 그대로 유지할 계획입니다.  

 

다만 월적립 매수 외에 추가매수할 경우에는 매수마감일은 꼭 신경쓰고 피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판 SCHD 뿐만 아니라 배당금을 지급하는 국내상장 ETF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월별 매수마감일이 언제인지 아는 것입니다. 매수할 때 이 날은 피하면 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다음 포스팅에서는 올해 7월부터 12월까지 한국판 SCHD를 포함해서 국내상장 ETF들 배당금을 받기 위한 월별 매수마감일을 정리해서 공유드리겠습니다.

 

#오늘의 결론

배당금을 향한 인간의 욕망을 잘 알 수 있는 데이터였다..

 

 

 

이 글을 공유합시다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