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자본주의 생활법

안녕하세요 서대리입니다. 연금관련 콘텐츠를 업로드하면 항상 달리는 댓글이 있습니다. 바로 1년에 연금으로 1200만원 이상 수령하면 종합소득세로 합산되면서 세금폭탄 맞는다는 얘기입니다. 이 중에서 몰라서 문의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답정너식으로 "세금폭탄 맞는다 ㅉㅉ"이라는 분들도 계십니다.

 

웬만하면 댓글에 다 제 의견을 남기겠다는 채널운영방침 상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라는 댓글을 남기지만.. 이미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들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연금으로 1년에 1200만원 넘게 받으면 진짜 세금폭탄으로 큰일나는지 숫자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1200만원 넘는 것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연금 외 소득이 정말 많다면 종합소득세 과세구간에 따라 상당한 세금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단순히 연금수령액이 1년에 1200만원 넘는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돈이 많아서 세금 걱정하는 것이랑 돈이 부족해서 걱정하는 것 중에서 선택해야한다면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나요?? 대부분 전자를 선택할 것입니다. 일단 돈이 넉넉해야 여러가지 선택지가 많아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연금 개시 전까지는 최대한 많이 버는 것이 일단 유리합니다. 연금수령기간을 10년이 아니라 20년, 30년으로 늘리는 등 방법은 많습니다. 거기다가 연금수령에 따른 종합소득세를 계산해보면 생각보다 세율이 쎄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참고로! 연금수령액이 1년에 1200만원 안넘어도 종합소득세로 과세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 플러스 연금소득세 분리과세보다 종합소득세가 더 세금이 적다는 사실도 함께 보여드리겠습니다.

 

 

연금 세금을 직접 계산해보자

종합소득세로 넘어가는 것이 진짜 세금지옥일 지 아닐 지 확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역시 직접 계산해보는 것입니다. 30년 동안 납입한다고 가정해서 연금저축펀드는 매월 33만원씩, IRP에는 15만원씩 투자하고 연평균 수익률도 각각 8%, 5%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면 총 확보한 연금은 6.2억원 정도 생길텐데요.

 

 

투자금에서 매년 4%만 빼서 쓰면 영원히 유지된다는 "4%의 법칙"에 따라서 6.2억원의 4%인 2,419만원을 매년 연금으로 수령하겠습니다. 세전으로 따지면 대략 매월 207만원 정도 되는 돈인데요.(참고 : 연금개시 1년차에는 7445만원까지 인출가능하다)

 

 

그렇다면 이제 종합소득세를 계산하기 위한 험난한 여정이 시작됩니다. 복잡하니 잘 따라오셔야 합니다. 일단 소득공제 항목부터 빼야겠죠?? 기본적으로 연금소득공제는 구간별로 다르게 됩니다. 가장 높은 단계인 1400만원 초과이기 때문에 연금소득공제액은 738만원입니다.(630만원 + (2419만원 - 1400만원) x 10%)

 

 

여기에 기본 인적공제 150만원을 추가로 뺍니다. 이 2가지 외에 부양가족이나 기타소득공제항목이 있긴 하지만 투자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공통인 2개 소득공제만 제외해보겠습니다. 그러면 과세표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과세표준이 계산되었으니 이제 종합소득세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1200만원 ~ 4600만원 구간이기 때문에 종합소득세율은 15%입니다.

 

 

종합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계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종합소득세는 1593만원 X 15% - 108만원(누진공제액) = 131만원이고 지방소득세는 131만원 X 10%인 13만원입니다. 즉, 1년에 2419만원의 연금을 수령할 경우 내야하는 종합소득세는 144만원 정도입니다. 수령한 연금 대비 실제 세금비율을 계산하면 대략 5.8% 수준입니다.(여기에 세액공제 항목이 있다면 더 절세)

 

 

연 1200만원 이하로 받아야 가능한 연금소득세인 5.5%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원래는 안되지만 만약 2419만원을 연금소득세 5.5%만 낼 수 있다고 가정해도 매달 받을 수 있는 세후 연금은 6천원 차이밖에 안납니다. 한달 6천원 차이인데 1년에 1200만원 받으실껀가요?? 저같으면 그냥 종합소득세 내겠습니다. (둘다 세액공제 받았다고 치겠습니다)

 

 

연금수령 규모가 커진다면?

이건 연금수령 규모가 작아서 그런 것일 뿐 실제 연금수령 규모가 커진다면 세금폭탄 맞는거 아닌가요?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1년에 4237만원씩 연금수령할 때의 종합소득세를 계산해보겠습니다.

 

아까 예시와 똑같이 매월 연금저축펀드 33만원, IRP 15만원씩 30년 투자했는데 대박이나서 개인연금 연평균 수익률이 11%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총 연금이 10억 5933만원이나 모였고 4%가 4237만원에 해당합니다.

 

아까와 동일한 방식으로 계산해보면 총 발생하는 세금은 407만원이고 연금수령액 대비 실제 과세율은 9.6%입니다. 참고로 연금소득공제만 계산이 조금 다른데 연금소득공제 한도가 900만원입니다. 그래서 계산 상으로는 900만원이 넘었지만 900만원까지밖에 소득공제가 안된다는 점!

 

여기서 더 공제될 수 있다

 

어떤가요?? 종합소득세 폭탄인가요?? 물론 5.5% 내는 연금소득세에 비해서 높아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내 연금을 다 털어가는 세금폭탄 수준은 아닙니다. 

 

"과세표준이 낮은 2단계라 그런거지 3단계까지 늘어나면 세금폭탄이다"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3단계 과세표준구간인 4600~ 8800만원을 기준으로 한번 더 계산해보겠습니다.

 

국민연금은 무조건 종합소득세에 계산되기 때문에 국민연금을 1년에 1500만원 받는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연금수령액은 동일하다고 하면 1년에 총 5737만원의 연금을 수령하게 되는데요. 동일한 방식으로 종합소득세를 계산하면 총 663만원이 나오고 실제 연금수령액 기준 세금비중은 11.6%밖에 안됩니다. 

 

물론 이정도 되면 분리과세에 비해 확실히 많이 나오기는 합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15.4%의 과세율은 일반계좌에서 해외주식형ETF 수익실현하거나 배당금을 받을 때 원천징수되는 과세율입니다. 엄청 많은 것이 아니죠. 거기다가 연금저축펀드와 IRP에 매년 납입한 576만원에서 세액공제를 받습니다. 소득에 따라 76만원에서 95만원을 매년 환급받는 것을 생각했을 때 이게 세금폭탄일까요??

 

 

결국 세금이 무서워서 연1200만원 넘으면 안된다는 얘기는 "회사에서 월급으로 300만원 주겠다는데 자기 혼자 세금이 무서우니 100만원만 받겠다"고 하는 느낌입니다.

 

핵심은 단순히 연금으로 연1200만원 넘게 수령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연금을 포함한 종합소득세 전체가 얼마가 되느냐입니다. 연금을 많이 받고 그 외 소득이 없다면 연금으로 인한 세금폭탄은 크지 않을 것 입니다. 

 

그 대신 이미 근로소득과 배당(금융)소득이 빵빵한데 연금소득까지 추가로 연간 1200만원 넘게 받으면 위험할 수 있는거죠. 그래서 우리는 전략을 잘 짜면 됩니다. 근로소득과 배당소득 등 연금없이도 생활이 가능하다면 연금은 최대한 미뤄두다가 소득이 사라졌을 때 연금수령을 하는 것이죠. 아니면 연금을 1200만원 이하로만 조금씩 받다가 소득이 사라졌을 때 연금수령금을 늘리는 식으로 운영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국민연금이 65세부터 지급되니 이 타이밍을 맞춰서 노후 현금흐름을 설계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연1200만원 안넘어도 종합소득세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모르는 부분인데 연1200만원 연금수령하지 않아도 종합소득세를 낼 수 있습니다. 연금소득이 연 1200만원이 넘지 않아도 연금수령자가 원할 경우, 종합과세신청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 연금소득세로 낼 지, 종합소득세로 낼 지 결정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웃긴 결과가 나옵니다. 많은 분들이 "종합소득세 = 노답"이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소득 없이 연금만 연 1200만원받으면 종합과세 세금이 더 적기 때문입니다.

 

종합과세로 하면 무려 36만원이 세금을 아낄 수 있습니다

 

물론 아무 소득이 없이 1년에 1200만원만 받고 살기에는 쉽지 않겠지만 "무조건 종합소득세에 합산되는 것이 나쁜게 아니다" 라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연금 많이 받으면 건보료 올라간다?

연금을 많이받으면 종합소득세 폭탄 맞는다는 괴담에 이어 건강보험료도 폭증한다는 괴담도 있습니다. 이 부분도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자면 개인이 가입한 연금저축펀드와 IRP에서 발생한 연금소득에는 건강보험료를 부과하지 않습니다.

 

부과대상은 공적연금소득입니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우체국연금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연 1200만원 넘었다고 무조건 세금폭탄 맞는 것 아니니 너무 세금 걱정하지 말고 많이 벌고 많이 받는데 집중하면 됩니다^^ 이것저것 돈 들어올 곳이 많으면 골라서 받는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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