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자본주의 생활법

 

2020년 1월 31일 우리나라 반도체 2인자인 SK하이닉스의 4Q19 실적 컨퍼런스콜이 있었습니다. 삼성전자와 함께 우리나라 수출을 담당하고 있는 대표기업으로서 SK하이닉스 19년 4분기 실적 간단리뷰와 주가 상황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SK하이닉스 실적발표

SK하이닉스는 19년 한해동안 26조9907억원 매출과 2조7127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다들 예상하고 있듯이 전년 대비 각각 33%, 87% 감소한 것입니다. 

 

아무래도 2018년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끝나고 난 후 불황을 겪은 것이 가장 컸습니다. 네이버증권에서 SK하이닉스 연간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19년 얼마나 힘들었을 지 짐작이 됩니다.(아직 실적발표 내용이 업데이트되진 않았지만 유사)

 

출처 : 네이버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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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매출과 영업이익은 급감했으며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18년 51% -> 19년 11% 정도로 폭삭 내려앉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중요하게 보는 지표 중 하나인 ROE도 10%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13년 이후 10% 후반에서 35%까지 유지되던 ROE가 이렇게 무너진 것을 보니 반도체산업도 정말 흐름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솔직히 예전에는 4차산업의 핵심으로 반도체가 필요하기 때문에 무조건 반도체 산업은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단순하게 생각하면 안되고 사이클을 잘 보면서 투자해야할 것 같습니다.

 

 나아진 지표가 없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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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별로 봐도 상황이 크게 좋아보이지는 않는대요. DRAM 가격이 오르는 등 반도체 업황이 회복하고 있다고 하지만 매출은 전분기 대비 1% 늘었고 영업이익은 50%가 감소했습니다. 그나마 컨콜에서 발표한 것처럼 가격환경이 개선되서 매출은 1%라도 상승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 SK하이닉스 IR

 

SK하이닉스가 바라보는 2020년 전망

참담한 실적을 뒤로하고 SK하이닉스가 생각하는 2020년 전망을 살펴보겠습니다. 한문장으로 표현하면 '반도체 업황이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나 시장이 불안하기 때문에 투자는 보수적으로 하겠다' 입니다.

 

#DRAM

DRAM의 경우, 20년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클라우드나 통신 관련 사업이 확대되면서 서버용 DRAM 수요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고 5G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출하된다는 것이 근거입니다.

 

#NAND

주력 중 하나인 NAND 역시 서버용 SSD / PC용 SSD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나 PC SSD의 경우, 512GB 탑재율이 기존에 20% 수준이지만 2020년말에는 40%까지 확대될 예상이라 수요가 자연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시설투자에 있어서는 신중하게 진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지 않았고 미중무역갈등이나 우한 폐렴 이슈 등 시장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SK하이닉스 배당정책

SK하이닉스는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배당정책도 발표를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안타깝지만 주당 배당금은 1,000원으로 전년대비 33% 감소한 금액입니다. 13년 이후 5년간 꾸준히 배당성장을 해오던 SK하이닉스지만 이번 실적감소는 감당하기 힘들었나봅니다. 사실 기업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잘 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출처 : SK하이닉스 IR

 

19년 영업이익이 2조7천억원 정도이고 주당 배당금이 1,000원일 때의 배당금 총액은 7280억 정도 수준이기에 어떻게 보면 충분히 배당금을 지급할 여력이 있어보입니다. 하지만 기업 유지를 위한 투자비용 등을 반영한 FCF가 마이너스이기 때문에 배당금을 지급할 경우 기업의 가치는 더욱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당기순이익 상으로는 흑자이지만 실제 운용가능한 현금은 없다는 얘기)

 

출처 : SK하이닉스 IR

 

그래도 SK하이닉스는 새로운 배당정책을 발표하며 앞으로 다시 배당성장의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기본적으로 주당 1,000원은 고정지급하고 연간 FCF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당금에 추가한다는 배당정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21년까지는 최소 1000원의 배당금을 확보할 수 있으며, 반도체 업황 회복 여부에 따라서 20년은 배당금 인상도 충분히 기대해볼만할 것 같습니다. 근데 FCF 기준이다보니 추가투자나 M&A 등이 이뤄지면 실적이 좋아도 현금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반도체 업황에 회복에 따른 무조건적인 배당금인상은 없을 수도 있겠네요.   

 

DPS 1000원 기준 시가배당률은 1.1%

 

참고로 1600%정도의 성과급을 지급해서 많은 직장인들을 부럽게 만든 SK하이닉스지만 올해 성과급은 0원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SK하이닉스에게 2019년은 악몽 그자체일 것입니다. (전성기 시절에는 삼성전자랑 SK하이닉스 성과급 나오는 날 외제찰 딜러들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전설이...)

 

 

결론 : 기저효과로라도 20년은 성장할듯

삼성전자의 컨퍼런스콜에서의 분위기와 유사하게 SK하이닉스도 2020년 반도체업황 점진적 회복을 전망하고 있지만 빠르게 실적으로 올라올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다만 SK하이닉스의 2019년 장사가 워낙 안좋았기 때문에 2020년은 기저효과로라도 성장하는 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모두 조금더 시간을 두고 천천히 매수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단기적으로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폭풍상승하긴 했지만 실제 실적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했기 때문에 당분간 주가의 변동성은 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분기배당에 배당률도 높고 반도체 원탑인 삼성전자를 꾸준히 매수하고 있지만 반도체 자체에 집중 투자하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SK하이닉스도 충분히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취향차이)

 

*투자에 대한 모든 책임은 개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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