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자본주의 생활법

 

안녕하세요 서대리입니다

최근 한 구독자님께서
직장인 퇴직연금도 기금화 추진한다는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작년부터 관련 내용이 조금씩 나왔지만
최근 더욱 구체화된 것 같은데요

6월 24일에는 아예 단독 기사까지 나왔습니다

기사제목은 "목돈 퇴직연금 끝,
퇴직연금 의무화"입니다

퇴직연금공단을 새로 만들고
국민연금처럼 공적연금 추진한다는
소제목이 적혀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고용노동부가
적립금 43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을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 성격으로 바꾸기 위해
5단계에 걸쳐 모든 사업장에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의무화 작업이 끝나면
퇴직급여는 퇴직금(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만 받을 수 있게 되고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벤처기업 투자도 열어준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1년 이상 일해야
받을 수 있는 퇴직급여를
3개월만 근무해도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 한다고 합니다

다행히(?) 논란이 너무 커져서 그런지
고용노동부는 정해진 것 없다는
보도자료 내면서 한발 물러섰지만
이번에도 정책에 대한 확신 없이 
이번에도 정부가 간만 보고 발 뺐다는 인상을
강하게 남긴 것 같습니다

 

익숙한 대응^^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보기 위해
민주당 안도걸 의원이 준비한다는 법안도
기사를 통해 찾아봤습니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전문 수탁기관이 퇴직연금을 통합해
한꺼번에 운용하는 구조이고
약 1400조원 굴리는 국민연금처럼
퇴직연금도 한데 모아
규모의 경제와 전무가의 자산배분으로
현재 2%대인 퇴직금 수익률을
국민연금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 아이디어라고 합니다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의
목적 자체는 당연히 좋습니다

미국과 호주 직장인들이
은퇴 후 풍족한 노후 보낼 수 있는 이유가
퇴직금을 연평균 8%대 수익률로
20년, 30년 불렸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구독자님들은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은퇴했더니 퇴직금으로만 10억이 생겼으니
크게 돈 걱정 할 필요 없는 것이죠

반면 한국 직장인들은
퇴직금을 대부분 중도인출해서 썼거나
예금만도 못한 수익률로 방치되었다보니
은퇴해도 돈을 계속 벌기 위해
또 다른 일을 구하거나
퇴직금으로 사업에 뛰어듭니다

 


이처럼 미국과 한국 직장인들의 핵심 차이가
퇴직연금 수익률인 만큼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해서
현재 3%도 안되는 퇴직금 수익률을 끌어올려
풍족한 은퇴자금 만들어주겠다는 의도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기사를 보고
화나고 걱정되는 포인트는 
“내 퇴직금을 국민연금처럼 통합운영하면
“나중에 고갈되거나 
더 내고 덜 받게 되는거 아닌가”와
“내가 원하는 대로 투자할 수 없는거 아닌가”
이렇게 2가지일텐데요

기사가 조금 자극적으로 적혀있고
내용이 자세하지 않기 때문에 헷갈릴 수 있지만
일단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라고 해도
DC가입자처럼 직접 상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 투자자들의 워너비 모델인

미국의 401K나 호주 슈퍼에뉴에이션 모두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입니다

 

그래서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라고

무조건 나쁘다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나라에서 퇴직금 관리하니

퇴직금 떼일 일 없이 더욱 안전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국민연금처럼 집합운용하는 방식도

논의된다는 점입니다

 

아직 논의 단계고 결정된 사항이 없지만

현재 저의 퇴직연금DC 투자처럼

원하는대로 하지 못하고 통합운용된다면

진짜 걱정될 것 같습니다

 

 

국민연금의 좋은 점을 바탕으로
기금형 퇴직연금을 기획한다고 하는데
지금 국민연금의 미래가 어떤가요
불신과 폰지사기의 아이콘입니다

물론 국민연금 자금 운용하는 분들은
엄청난 전문가이자 실력자들입니다

하지만 제도 전체를 관리하고
전략 짜는 정치인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국민연금 고갈이 정해진 미래인데도
더 내고 더더 받는 개혁안을 좋다고 합의했습니다

퇴직연금을 국민연금처럼 통합으로 관리한다면
어떻게 될 지 뻔히 미래가 보입니다

당장은 잘 돌아가겠지만
이 역시 결국 고갈과 포뮬리즘 엔딩일 겁니다

 

정부 정책은 믿을 수 없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정부 스스로 만들었기 때문에

아무리 의도와 방식이 좋은 제도라고 해도

지금처럼 안 좋은 반응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방치된 퇴직연금 수익률을 올려서

국민들의 노후를 든든하게 만들어주고 싶다면
굳이 이렇게 복잡하게 할 필요 없이
당장은 잘못 설계된 디폴트옵션만 손봐도

충분히 의미 있게 변할거라 생각합니다

미국처럼 디폴트옵션에 원리금보장만 없애도
굳이 어렵게 법안을 바꾸고
이런저런 조직, 시스템을 만드는데
돈과 시간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위해
한국도 작년에 디폴트옵션 제도를 도입했지만
미국과 다르게 한국은
"원리금보장"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퇴직연금의 82.6%가
고스란히 이쪽으로 가면서
유명무실한 제도가 되었습니다

한국의 디폴트옵션을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라고
이야기하는 이유입니다

 


미국인들이 퇴직금 운영에 관심 많고
투자를 잘해서 은퇴 후 백만장자 된게 아닙니다

저희처럼 퇴직금은 크게 신경쓰지 않고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면서 살았을 뿐인데
퇴직금이 투자상품에 꾸준히 들어가고
긴 시간 복리로 불어난 덕분에

은퇴 부자가 된 것입니다

 

실제로 해외 사례를 봐도

계약형과 기금형 제도 차이가

유의미한 수익률 차이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일본과 영국 모두

우리나라보다 퇴직금 투자를 많이 하는 나라인데

제도별 평균 수익률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수익률 핵심은 제도가 아닌 만큼

굳이 무리하게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를

시행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디폴트옵션에서 원리금보장 상품 빼고
최소한 TDF펀드로 구성해주면 됩니다

 

TDF펀도도 필요 없습니다

월가의 날고 기는 펀드매니저들도 

10년, 20년 투자하면
대부분 S&P500보다 수익률 낮다보니

연금처럼 장기투자하는 상품이라면

굳이 비용 높은 펀드 가입할 필요 없다는 사실을 

이제 사람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심플하게 S&P500 ETF와
채권, 현금 조합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저의 첫직장 퇴직연금DC계좌만 봐도
1년에 한번 퇴직금 들어올 때
미국 시장지수 ETF와 안전자산만 샀을 뿐인데
수익률이 나쁘지 않습니다

2020년 1월부터 DC로 전환해서 투자했고
퇴직금 총액이 3666만원인데
2025년 6월 총자산은 5815만원입니다
단순수익률로 해도 58.6%입니다

그리고 10년 후, 20년 후에는
저도 미국 은퇴자들처럼
연금 백만장자가 될거라 생각합니다

 

 

#
어떤 식으로 법이 개정되고 시행될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만약 국민연금처럼

퇴직연금을 통합관리하는 방향으로 결정된다면

저는 어떻게든 퇴직금을 중도인출 해서
IRP나 일반계좌로 옮겨 따로 관리하는 방법을 
진지하게 찾아볼 생각입니다

현재 퇴직금 중도인출은
무주택자의 주택구입과 전세보증금 사용이나
파산, 재난, 요양처럼
안 좋은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저는 해당사항이 없기 때문에
진지하게 제도 시행 전 이직을 해서
제 계좌로 퇴직금 빼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봐야겠습니다

뇌피셜이지만 지금 분위기만 보면
나중에 연금저축펀드도 
이런 식으로 기금화하거나 
공적연금과 합친다는 이야기가 
충분히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에

참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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